머리를 감을 때 배수구에 쌓인 머리카락을 보면 마음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이럴 때 많이들 찾아보는 것이 두피 마사지입니다. 혈액순환이 좋아지면 머리카락이 다시 난다는 이야기도 흔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얼마나 근거가 있을까요? 오늘은 두피 마사지를 다룬 연구 3편을 살펴보고, 어디까지 기대해도 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결론
- 두피 마사지가 탈모를 예방하거나 치료한다는 근거는 아직 부족합니다.
- 일부 연구에서 모발 굵기 변화나 일시적인 혈류 증가가 보고됐지만, 연구 규모가 작거나 대조군이 없거나 자기보고에 의존합니다.
- 마사지는 보조적인 두피 관리 습관으로 괜찮지만, 필요한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연구 ① 건강한 남성 9명의 모발 굵기 (Koyama 등, 2016)
일본 연구진은 Eplasty에 두피 마사지의 효과를 조사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 대상: 25~46세 일본인 남성 9명. 뚜렷한 탈모가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 방법: 전동 두피 마사지기를 사용해 한쪽 관자 부위에 하루 4분씩 24주간 마사지했습니다. 반대쪽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대조 부위였습니다.
- 측정: 모발 수, 굵기, 성장 속도
결과는 이렇습니다.
- 마사지한 부위의 모발 굵기가 시작 시점보다 늘었다고 보고됐습니다(약 0.085mm → 0.092mm).
- 하지만 마사지 부위와 대조 부위를 직접 비교했을 때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 모발 성장 속도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 마사지 부위의 모발 수는 12주 시점에 오히려 유의하게 감소했습니다. 연구진은 휴지기 모발이 일부 빠졌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 연구에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참여자가 9명뿐이고, 탈모가 없는 남성 이었으며, 손 마사지가 아니라 전용 기구를 쓴 결과입니다. 또 일부 저자가 소속된 기업(ANGFA)의 지원을 일부 받았다고 논문에 밝혀져 있습니다. 따라서 "굵기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힌트일 뿐, 탈모 치료 효과를 증명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연구 ② 혈류는 늘지만 발모와는 별개 (Soga 등, 2014)
일본 화장품기술자회 학술지에 실린 연구는 마사지 방식별로 두피 혈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했습니다.
- 누르는 방식이 두피 혈류를 가장 잘 늘렸습니다.
- 문지르는 방식은 팔 부위에서는 혈류를 늘렸지만, 두피에서는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 연구진이 구성한 약 3분짜리 자가 마사지는 1회 시행 후 혈류가 기준치보다 늘었고, 그 상태가 20분 넘게 이어졌습니다.
- 7일간 매일 시행하자 두피가 손으로 움직여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점수가 올랐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이 연구가 확인한 것은 혈류와 두피 물성의 변화이지, 머리카락이 늘었다는 결과가 아닙니다. 연구진도 혈류 촉진과 발모에 미치는 영향은 장기간 적용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혈류가 일시적으로 늘어난다고 해서 곧바로 탈모가 좋아진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로 이 연구에서는 문지르기보다 누르기가 더 효과적이었으니, 마사지할 때 세게 비비는 것보다 부드럽게 눌러주는 방식이 낫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구 ③ 마사지한 사람들의 설문 (English & Barazesh, 2019)
Dermatology and Therapy에 실린 이 연구는 앞의 두 연구와 성격이 다릅니다. 직접 측정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느낀 변화를 설문으로 물었습니다.
- 스스로 안드로겐성 탈모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루 2회, 20분씩 하는 마사지 방법을 접했습니다.
- 설문을 완료한 340명 중 327명이 마사지를 시도했고, 평균 약 7.4개월간 이어갔습니다.
- 이 중 약 69%가 탈모가 멈췄거나 머리카락이 다시 났다고 느꼈습니다.
숫자만 보면 인상적이지만,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 진단을 의사가 확인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한 탈모입니다.
- 대조군이 없고, 시간이 지난 뒤 돌아보며 답하는 설문입니다.
- 설문 대상이 저자 쪽 탈모 정보 콘텐츠를 접한 사람들이라, 효과를 기대하며 꾸준히 한 사람이 많았을 수 있습니다.
- 저자들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즉,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일 뿐이고, 효과가 입증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세 연구를 한 줄로 요약하면
| Koyama 2016 | 마사지 부위 굵기 증가 보고 | 9명, 대조 부위와 차이 없음, 모발 수 감소, 탈모 없는 남성 |
| Soga 2014 | 누르는 마사지 후 일시적 혈류 증가 | 발모 효과는 평가하지 않음 |
| English 2019 | 약 69%가 개선 또는 유지를 느낌 | 자기보고, 대조군 없음, 진단 불확실 |
세 연구 모두 "두피 마사지가 탈모를 막는다"는 결론을 뒷받침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완전히 무의미하다고 단정할 근거도 없습니다. 아직 더 연구가 필요한 단계입니다.
마사지를 한다면 이렇게
탈모가 걱정돼 마사지를 해 보고 싶다면 아래 정도만 지키면 됩니다.
- 손가락 끝의 부드러운 부분을 쓰세요. 손톱으로 긁으면 상처가 날 수 있습니다.
- 문지르기보다 지긋이 누르는 방식으로 하세요.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거나 비비지 마세요.
- 통증, 화끈거림, 심한 가려움이 있으면 바로 멈추세요. 상처나 염증이 있다면 마사지를 쉬고 진료를 받으세요.
- 마사지 도구를 쓴다면 압력이 과하지 않은지, 돌기가 피부를 긁지 않는지, 세척과 건조가 쉬운지 확인하세요. 도구가 손보다 낫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 오래, 세게 한다고 효과가 커진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무리하지 마세요.
마사지보다 먼저 확인할 것: 탈모의 원인
탈모는 원인이 다양합니다. 영국 NHS는 남성형·여성형 탈모처럼 유전과 관련된 영구적인 탈모가 있고, 질병, 스트레스, 암 치료, 체중 감소, 철분 결핍 등으로 생기는 일시적인 탈모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 탈모가 걱정된다면 상업적인 모발 클리닉에 가기 전에 먼저 의사에게 원인을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아래에 해당하면 마사지에 기대기보다 피부과 진료를 먼저 받아보세요.
- 짧은 기간에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많이 빠진다
- 정수리나 가르마 부위가 점점 비어 보인다
- 동전처럼 동그랗게 빠진 부위가 있다
- 두피에 통증, 심한 가려움, 붉어짐, 진물이 있다
원인을 알아야 효과가 입증된 치료를 적절한 시기에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마사지만 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것이 가장 아쉬운 경우입니다.
함께 챙기면 좋은 습관
- 단백질과 여러 영양소를 고루 먹는 균형 잡힌 식사. 결핍이 없는데 영양제를 더 먹는다고 모발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 머리를 세게 묶거나 계속 당기는 헤어스타일 피하기. 반복적인 당김은 견인성 탈모와 관련될 수 있습니다.
- 두피에 맞는 샴푸를 쓰고 세게 문지르지 않기
- 같은 조명과 각도로 정기적으로 사진을 찍어 변화 관찰하기. 진단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진료 때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매일 하면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나요?
현재 근거로는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굵기나 혈류의 변화가 보고된 연구는 있지만, 탈모 환자에게 발모 효과가 있다는 점은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Q. 이미 탈모가 진행 중인데 해도 되나요?
부드러운 두피 관리는 괜찮지만, 진행 중인 탈모를 멈추는 방법으로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원인 확인과 치료가 먼저입니다.
Q. 세게 누를수록 좋은가요?
아닙니다. 강한 압력과 마찰은 두피를 자극하고 머리카락을 당길 수 있습니다.
Q. 치료제를 쓰는 중인데 같이 해도 되나요?
가벼운 마사지는 보통 문제가 되지 않지만, 두피 질환이 있거나 처방 치료 중이라면 의료진 안내를 따르세요. 마사지를 치료 대신 쓰지는 마세요.
마무리
두피 마사지는 기분 좋은 두피 관리 습관이 될 수 있고, 일부 연구에서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근거로는 탈모를 막거나 치료한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머리카락이 계속 빠지거나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면, 마사지에 시간을 쓰기 전에 피부과에서 원인부터 확인해 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참고문헌
- Koyama T, Kobayashi K, Hama T, Murakami K, Ogawa R. Standardized Scalp Massage Results in Increased Hair Thickness by Inducing Stretching Forces to Dermal Papilla Cells in the Subcutaneous Tissue. Eplasty. 2016;16:e8. https://pubmed.ncbi.nlm.nih.gov/26904154/
- Soga H, Morita K, Arai K. Effects for Scalp Blood Flow and Properties from Scalp Massage. J Soc Cosmet Chem Jpn. 2014;48(2):97-103. https://doi.org/10.5107/sccj.48.97
- English RS Jr, Barazesh JM. Self-Assessments of Standardized Scalp Massages for Androgenic Alopecia: Survey Results. Dermatol Ther (Heidelb). 2019;9(1):167-178. https://doi.org/10.1007/s13555-019-0281-6
- NHS. Hair loss. https://www.nhs.uk/symptoms/hair-l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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